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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가라이케 고지,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 : 작지만 특별한 차이를 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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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
갈수록 경제는 침체되는 저성장 시대로 들어서면서, 기업 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작은 골목 가게부터 대기업까지 원가 절감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방법을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비용은 적게 들고, 새로운 사업 분야에 투자하지 않고도 기적 같은 변화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면? 작은 철도회사였던 JR큐슈의 성공 사례는 저비용 고효율의 방법을 보여주는 좋은 힌트다. 하루 이용료가 무려 500만 원에 달하지만, 나나쓰보시 기차는 500:1의 경쟁률을 자랑하며 추첨을 통해 기차 탑승객을 선발하는 등 사람들은 기차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평범한 시골 기차는 어떻게 인생에서 꼭 한 번은 타보고 싶은 로망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과연 나나쓰보시 기차에는 어떤 성공의 법칙이 숨어있을까? 망해가는 철도회사에서 5,000억 흑자를 기록하기까지, 그 과정에서 발견한 디테일의 기술을 《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에서 알려준다.
저자
가라이케 고지
출판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2019.10.04

시작하며 : 격의 차이는 아주 작은 곳에서 발생한다. 

이 책의 저자인 가라이케 고지는 JR큐슈라는 회사의 사장이다. JR큐슈는 일본의 국영 철도 회사로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가 민영화되었다. 저자는 이 회사를 맡아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심지어 주식 시장에도 상장시키는 데 성공한 경영인이다.

스스로를 메모광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의 메모들 덕분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일하며 느꼈던 생각과 경험이 누적된 메모가 한 권의 멋진 책이 됐다. 그래서인지 책 전체적으로 진취적이고 당당한 저자의 인격이 드러나 있었다. 

이 책의 주제를 말하자면 디테일한 차이로 인해 특별함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성공 경험과 지혜를 전해주는 자기계발서이자 경영 지침서이다.
    
디테일이라는 키워드는 언제나 나의 관심 대상이다. 나는 일을 할 때 바빠지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싶으면 조급해지고 덤벙대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태도를 키우고자 하였다. 내게는 없는 능력을 위해 디테일이 들어간 책은 일단 읽고 보는 편이다. 

이 책은 일본인의 디테일을 제대로 배울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창문 사진
맨 마지막 칸의 특등석 : 창밖 경치가 보이는 커다란 창문이 특별함을 만들어냈다.

 

당연하기에 놓치기 쉬운 것들


이 책의 저자는 성공하기 위하여 정성과 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리정돈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들을 몇 가지 키워드로 뽑아내서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인사를 크게 하기
2. 청소를 철저히 하기
3. 존중과 신뢰
4. 감동을 위해 정성을 다하기
5. 자신만의 매력을 갖기
6. 힘든 시기에도 꿈을 잃지 않기
7. 성실함

이 얼마나 뻔한 말인가? 

책에서는 이 당연한 것들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 뻔한 것을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그리고 특별함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배우게 된다. 

'인사를 크게 하기'를 예를 들어보자. 

 '인사를 크게 하기'는 직장 동료와 스스로에게 고객의 존재를 인지하도록 하는 행위다. 이를 통하여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성을 다해 제공하겠다는 파이팅 넘치는 분위기를 형성하게 한다. 인사를 크게 하는 것만으로 조직 전체의 '에너지'와 '태도'를 바꾸게 된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자. 저자는 청소가 좋은 운을 끌어온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를 무려  10가지를 들어 설명한다. 

1. 기분 상쾌해짐
2. 위생상태 좋아짐
3. 기계,설비 수명 증가
4. 물건을 아끼는 마음 생김
5. 필요한 물건을 빨리 찾을 수 있음
6. 청소 과정에서 팀워크 강화
7. 이미지 개선
8. 여유의 중요성 배움
9. 새로운 깨달음 얻음
10.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됨

6번 항목에 대해서는 내 경험상 동의하기 어렵다.  xx제약 신입사원 시절, 나 혼자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사무실 전체를 청소했다. 그리고 혼자 하는 청소는 임들과의 팀워크는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 저자의 말대로 되려면 최선임 직원도 함께 청소에 동참해야만 한다.   

7번 항목에 대해서 저자는 "최고가 되려면 최고로 보여라"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보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차의 지붕까지도 깨끗하게 청소했다... 

책 표지
책 표지(출처:yes24)

 

평범함과 특별함은 단 1% 차이다.


저자는 기차 회사가 판매하는 것은 기차표가 아니라 서비스라고 말한다. 서비스에는 승객이 기차표를 예매하는 순간부터 기차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경험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호화 열차로 유명한 '나나쓰보시' 열차 이야기를 보면, 평범한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세심함이 빛을 발한 사례들이 나온다. 

그는 걷기 즐거운 열차를 만들기 위해 차창의 좌우를 각각 다르게 하여 경치가 달라지게 만들었다. 걸으면서 양 쪽의 경치를 모두 경험하게 한 것이다. 

또한 예약 당첨 이후 수개월 간 20회가량 연락하여 금연 여부, 호텔 추천, 알레르기 여부, 기념일은 없는지 등 사소한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다. 이 과정을 통해 고객과 회사는 평범한 비즈니스 관계가 아닌, 감동을 공유하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 

실수는 모든 사람이 한다. 그런데 그 실수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신뢰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 신뢰를 지킬 수도 있다. 특별한 사람은 실패를 은폐하기보다는 빠르게 알리고 진심으로 사과하여 신뢰를 지켜낸다. 

이 글의 서문에서 나는 항상 조급하고 덤벙대는 스타일이라는 고민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논어를 인용하였다.  군자는 항상 여유롭고, 소인배는 조바심을 낸다고 말하며 매 순간 여유와 평정심을 갖기 위하여 절실하게 노력했다고 말한다. 나도 군자가 되고 싶다.

 

마치며: 나는 성공담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가 흘러넘치는 사람을 활력이 넘치고, 시원시원하고 빠르게 일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는 긴장감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 유형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나 당당하게 말하고, 주변 사람들도 기운이 나게 한다.

나는 과연 기가 흘러넘치는 사람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나는 반대로 '졸려 보인다' 라던지 '패기가 없어 보인다'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직원들에게 춤 연습을 시켜서 댄스 대회 우승까지 시킨 이야기 부분을 읽으며 나는 이런 사장을 만난다면 즐겁기보다는 오히려 짜증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성공담과 실패담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실패담을 더 좋아한다. 성공 스토리는 사실 결과론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의 이유를 찾기 위해 남들과 다른 자신의 특별함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로 인해  또한 자기 자랑이 과한 경우가 많다. "악인론"이나 "역행자"같은 책이 그랬다. 

엄밀히 따지면 이 책도 성공담이라고 볼 수 있다. 책 전체적으로 자기 회사 자랑과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하지만 다른 성공감과 차별되는 점이라면, 특별함 자체보다는 특별함을 만드는 작은 차이를 강조하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은 나의 고정관념을 깨 주었다. 특별하지 않은 작은 지혜들은 하나같이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주 작은 차이에 정성이 더해지면서,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특별함이 만들어진다.

자꾸만 나를 돌아보게 된다. 

항상 성공하고 싶다면서 작은 것들은 무시했다. 거창하고 그저 문구에 불과한 목표를 설정했다. 정작 정성을 보태야 하는 작은 노력들에는 게을리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신세 한탄만이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일단은 정리정돈과 청소부터 제대로 해 봐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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