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박영옥(주식농부)
- 출판
- 센시오
- 출판일
- 2021.11.01
목차
1. 나는 농사를 만만하게 생각했다.
2. 투자의 본질은 무엇인가?
3.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3.1. 기업의 성장 주기에 투자하라.
3.2. 모르는 것에 투자하지 마라.(기업을 깊이 공부하라)
3.3. 평생 동행할 기업에 투자하라.
4.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4.1. 농부의 마음으로 크게 생각하라.
4.2. 부지런히, 주인의 의무와 책임을 다 해라.
4.3. 쌀 때 사되, 신중하게 사라.
5. 마치며: 농사는 역시 어려운 것이었다
1. 나는 농사를 만만하게 생각했다.
퇴직하면 뭐 할지 생각해 보았냐는 질문을 받으면 막연히 '귀농'이라고 답하고는 했다. 나는 농사란 그저 씨앗을 심고, 기다려서 과실을 수확하는 것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생각을 고쳐먹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퇴직을 앞둔 회사 선배 한 분이 농사를 시작하신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사소한 일부터 큰 일까지, 이것저것 해야 할 것이 매우 많았다.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했으며, 공부할 것도 굉장히 많으면서 또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것이 '귀농'이었다.
농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한 이유는 《주식투자 절대원칙》의 저자인 박영옥 님께서는 《농부처럼 투자하라》는 책을 펴내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 자산 수천 억 원 대의 슈퍼 개미이다. 하지만 본인께서는 슈퍼 개미란 말을 싫어하신다고 한다. '단기 트레이더' 느낌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는다면 왜 저자가 슈퍼 개미란 말을 싫어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 트레이더들은 보통 가격 등락과 수급 등의 단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영옥 투자자 님은 농부의 마음으로 투자한다. 집요하게 공부하고, 부지런히 소통하며, 우직한 마음으로 투자한다.
이 글은 박영옥 님의 "주식투자 절대원칙"을 읽으며 필자가 필기한 것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책의 순서와도 다르며, 필자의 수준에서 이해한 내용이다. 따라서 저자의 본래의 표현을 읽고 싶으시다면 직접 책을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2. 투자의 본질은 무엇인가?
투자의 본질은 기업과 동업하는 것이자,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변화의 흐름의 길목에 자본을 배치해 두는 것이 투자이다. 농심 투자법에 의하면 소위 '매매의 기술'은 투자 전체에 있어서 매우 미미하고, 부차적인 부분일 뿐이다. 파종은 농사의 시작일 뿐이고, 수확은 농사의 끝일뿐 농사의 본질이라고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매수는 투자의 시작일 뿐이고, 매도는 끝일뿐이다. 농부의 투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는 "말이 좋아 타이밍이지 맞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피터 린치도 같은 말을 했다. "마켓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운이 없는 게 아니라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태도는 예전에 포스팅했던 박병창 님의 《매매의 기술》이라는 책과 상반되는 입장인 것 같다. 박병창 님은 '주식은 타이밍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것이 또한 독서의 매력이다.
2023.07.29 - [책 리뷰] - 박병창 님의《매매의 기술》리뷰 : 단순하고 단호한 단기매매 원칙
기업과 동업한다는 것은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고객이 아니라 기업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를 위해서는 그 기업을 인수해 운영하는 기업가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뉴스와 정보, 차트와 지표, 과거 실적 등 단편적인 정보에 기반한 관점이 아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경영자의 능력, 도덕성, 미래의 성장성, 수익성, 기업 문화, 구성원의 능력, 경쟁사, 배당 능력 의지 등의 입체적인 정보에 기반한 관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탐방, 탐문, 주주 총회 참석 등을 통하여 기업 문화, 보유 자산 등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가 관점의 투자를 통해서 경제뿐 아니라 인생을 배우고, 자기 자신의 실체와도 가까워질 수 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누가 부를 가져가고, 돈이 어디에 집중되는지 알아야 한다. 즉,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힘을 가지고 미래를 만들어갈 분야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다. 그런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공부 방법이 또한 주식 투자이다.
3.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3.1. 기업의 성장 주기에 투자하라.
박영옥 님의 투자의 핵심은 오로지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성장 주기에 투자하라고 말씀하셨다. 기업과 미래에 집중하면, 일시적 등락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그는 막연한 시장의 흐름 (유동성 장세, 실적 장세 등)이나, 주가의 패턴, 기업의 유형(성장주, 가치주) 등에 기준 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위에서 말했듯 투자의 본질은 기업과 동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
모든 일상에 기업이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의 시선으로 주변을 살펴보아야 한다. 기업을 입체적으로 관찰하면 남들이 모르는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입체적 관찰이란 무엇일까? 기업이 속한 산업의 향후 전망, 재무구조의 안정성, 비즈니스 모델의 명확성, 1등 기업이면 왜 1등 기업이 되었는지,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좋은 기업의 예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신이 애용하는 제품, 시대가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좋은 후보가 된다. 국내에서 5~6조 매출이지만 향후 세계에서 50~60조 매출이 가능한 기업, 내가 기업가라면 인수하고 싶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 또한 각자의 영역에서 없으면 불편한 기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 자녀가 취업했으면 하는 회사, 내가 돈이 있다면 인수하고 싶은 탐나는 기업을 선택해서 투자해야 한다.
3.2. 모르는 것에 투자하지 마라.(기업을 깊이 공부하라)
모르고 하면 투기이고, 알고 하면 투자이다. 철저한 분석 통해 원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꾀해야 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투자 격언이 있지만, 저자는 잘 모르는 여러 개의 바구니보다 잘 아는 한 두 개의 안전한 바구니에 담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 주변에 공기나 물처럼 스며들어 있지만, 아무도 투자 대상으로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고, 앞으로도 많이 사용할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는 곳을 찾아야 한다.
매수를 하기 전에는 기본적인 숫자들을 확인해야 한다.(시가총액, 매출, 이익, 현금 흐름 등) 하지만 이는 기초적인 자료일 뿐, 내가 심을 씨앗을 선택하려면 더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기업을 깊이 공부하면 경영인 수준의 지식을 얻게 된다. 내가 공부하면 할수록, 기회의 문은 더 크게 열린다. 박영옥 님은 투자 대상 기업의 경쟁사를 공부하고, 경쟁사의 견해를 묻기도 한다. 그는 만약 내가 투자한 기업이 쇠락 중이라면, 그 힘을 빼앗고 있는 기업을 공부하면 된다고 말한다.
3.3. 평생 동행할 기업에 투자하라.
회사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다. 믿음을 위해서는 내가 많이 알아야 한다. 나의 미래를 믿고 맡길 만큼 든든하고 의지할 만한 기업들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장 지배력이 있으면서 이익이 꾸준하고 배당을 잘하는 회사라면 믿을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이 우수한 회사여야 한다.
독점적이며 안정적으로 우리 일상을 장악해 나가는 기업이면서, 독보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마진율이 높은 기업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이 우수한 기업이다. 이에 덧붙여 공시에 있어서도 성실해야 한다. 주주 친화적인 경영 정책을 갖고, 투자자와 소통에 힘쓰는 기업이라면 동행할 수 있다.
반대로, 수상쩍은 재무제표를 가지고 있고(매출 대비 턱없이 이익이 작은 경우 등),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이 없이 대기업에 종속되어 납품만 하는 기업은 피한다. 또한 배당 성향이 낮고, 주주와 무성의하게 소통하는 기업과는 동행할 수 없다. 지나치게 오너의 이익 위주로 경영하는 기업도 투자 대상으로는 좋지 않다.
4.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4.1. 농부의 마음으로 크게 생각하라.
크게 생각하라는 것은 또한 무엇일까? 그것은 '담대한 마음'을 가지라는 말이다. 이는 굳건하게 중심이 잡힌 마음가짐이다.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내면의 괴물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불안, 탐욕, 질투, 분노, 수치심 등의 감정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해야 한다. 묵묵히 할 일을 행하며, 믿음을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바로 크게 생각하는 농부의 마음이다.
내가 팔고 나서 더 가면 내 것이 아닌 것이다. 움직이는 것은 주가가 아니라 사람 마음이다. 마음을 잡지 못하면, 내 매매를 못한다. 빚투는 시간과 싸우려는 것으로, 절대 이길 수 없다. 욕망에 사로잡혀 단기 수익을 노리면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계획에 없던 매매는 해서는 안 된다. 목표 매수가와 목표 매도가를 확실하게 정해두어, 그것에 도달했을 때에만 행동에 옮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농부처럼 투자한다는 것은 정해진 일과를 반복하면서 감정이 동요하지 않고 계획한 대로 묵묵히 행하는 것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준비 태세와 공부, 멘털 관리가 필요하다. 차분히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투자하고, 기록과 반성을 통해 성장해 나가야 한다.
4.2. 부지런히 분석하라.(투자자의 시선)
인구 통계 데이터를 검색하고 사람들의 연령과 성별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판매점을 찾아가 교체 주기를 물어보기도 해야 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냥 스쳐 지나가던 것도 되짚어보고 질문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두뇌 회로를 투자자의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영역의 흐름과 유행을 신문과 뉴스, 증시의 주요 사건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특정 열풍을 보면서 단순히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돈이 되는 제품을 누가 만드는지 브랜드를 찾아보고, 시장 지배력, 지분 구조, 비즈니스 모델 등을 찾아보고 싶어져야 한다.
사회 현상이 어떤 제품과 매출로 연결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해야 한다. 이때의 질문은 매우 구체적이어야만 한다. 미래를 상상하는 습관의 회로를 만들고, 소비자, 매출 구조, 경쟁사 등 집요한 분석을 해야 한다.
4.3. 쌀 때 사되, 신중하게 사라.
아무리 좋은 기업도 싼 가격에 사야 한다. 싼 가격에 사면 그만큼 심리적으로 단단하게 기다릴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기업을 조금씩 알아나가면서, 확신의 강도를 높여가며 기업을 서서히 매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침체기 때 기업들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부실한 기업에게는 그저 위기이지만, 강한 기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더 강해진다. 여윳돈으로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 한다. 끈질기게 공부하면서 시기를 선택하고, 확신이 들 때 대폭 투자하는 것이다.
매매의 영역에 들어가면 심리전 싸움이 되어버린다. 매수가 매도보다 쉽지만, 훨씬 중요하다. 매도를 못해서 잃어버린 손실은 기대 이익의 손실일 뿐이지만, 매수를 잘못해서 생기는 손실은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다. 사고 나서 떨어지면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팔 때 팔고, 살 때 사는 것이 최악이다. 기업에 계속 투자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업의 성장성이지, 주가 등락이 아니다. 특히 수익이 났다고 해서 매도하면 안 된다. 팔고 나서 올라도, 다른 기회가 있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발굴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남들과 반대로 해야 한다.
5. 마치며: 농사는 역시 어려운 것이었다..
이 책의 핵심 세 단어를 꼽는다면, 기업가 관점과 투자자의 시선 그리고 농심(농부의 마음을 의미한다)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호된 깨우침을 얻었다. 그동안 나의 시각은 어찌나 유치하고 순진한 것이었는가? 농부의 지혜와 끈기로 투자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나의 투자는 큰 고민 없이 아무 씨앗이나 심어 놓고 행운을 바라며 불운에 원망하는 감정적 행위였다.
차트 분석에 매진하는 사람들, 매크로 분석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책은 기업과 사업에 집중하여 중심을 잡는 투자를 추구한다. 이 책을 통해 신념의 투자를 배운 것 같다. 게으른 내가 이토록 부지런히 투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박영옥 님은 농부는 계절을 건너뛰지 않는다고 말한다. 매일 정해진 일과를 묵묵히 하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실패를 거울삼아 배우고 새롭게 도전하라고 한다. 농부처럼 부지런하고 우직하게 투자하면, 누구나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사가 생각보다 어려웠던 것처럼, 농부처럼 하는 투자도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주식 투자를 위해 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진 느낌이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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