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읽었던 투자 관련 책 중에서 처음 접했던 책이다.
코로나로 인해 주가가 바닥을 찍었던 2020년 3월,
주식투자를 시작하였다.
약 1년간 '오늘은 뭘 살까'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사는 것마다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2년이 지나서,
그동안의 수익을 모두 시장에 돌려주고 나서야 주식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하였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열정은 재앙이다 : 매매회전율과 수익률의 반비례성
이 책의 저자는 잦은 매매회전이 실패로 가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주식투자는 상승과 하락의 확률이 0.5인 게임으로 볼 수 있다. 대수의 법칙에 의하여, 0.5를 수없이 곱하면 결국 0으로 수렴하게 된다. 때문에 잦은 매매는 필패의 이유가 된다. 시장 상황을 분석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년간 나의 지난 매매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잦은 매매로 인한 거래세와 수수료 비용이 전체 손실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손절한 종목들을 보면 팔지 않았으면 더 큰 수익을 올렸을 종목들이 많았다. 손절 종목의 95프로 이상이 손절가 위로 상승한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50프로 이상이 가만히 두었으면 적어도 3프로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인내심과 자제력 부족이 패인이었다.
게다가 나는 사전 공부도 하지 않고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에도 튜토리얼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나는 너무 신중하지 못했다. 아무런 지식도, 분석과 전략도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사고팔았다.
한국은 기회가 자주 오는 나라 : 저축의 중요성
한국은 박스피라는 말이 있다. 박스피란 주가가 어느 한도까지 오르면,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하락하면서, 박스 모양을 그리며 등락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주식의 한계로 지목하는 우리나라 주식의 한계이자 단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오히려 기회가 자주 오는 나라라고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일정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이용한다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저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서 강조된다. 평상시 목돈을 모아두는 습관을 갖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에 덧붙여 저자는 주식시장뿐 아니라 부동산시장과 채권시장도 함께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돈은 여기에서 저기로 흐르게 된다. 저금리 시대에는 투자자산으로 돈이 몰린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된다면, 다시 채권시장으로 돈이 몰리게 된다. 또한 물가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 및 환율방어 채권으로 돈이 몰리게 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달러투자를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30년 가까이 돈을 연구한 홍춘욱 박사의 지혜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평소에 달러를 모아둔다면, 경제위기 및 침체 때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서 잔소리를 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환율 스위칭을 통하여 평상시 수익을 거둘 때마다 달러를 조금씩 매수해 두었다가, 위기 발생 시 그 가치가 급등한 달러를 매도하여 환차익과 한국 주식 저가매수를 노리는 투자전략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 유용한 돈 관련 지식들
책의 곳곳에는 다양한 경제 용어 및 경제 현상에 관한 설명을 해주면서 '돈 공부'를 시켜준다. 또한 전자공시 확인하는 법, 미국 국채 관련 상장지수펀드 정보 등, 직접 돈 관련 정보를 찾는 법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몇 가지를 추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스털린의 역설 : 경제적 부유함이 증가하여도 행복의 수준은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는다.
평균의 오류: 평균 1위 요소가 갖는 왜곡. 미국의 지리학과 평균 연봉이 1위이지만, 그것은 1명 때문에 발생한 결과이다.(마이클 조던)
환율의 중요성 :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변수이지만 한국은 외환위기 트라우마로 인해 영향력이 더욱 크다
채찍효과 : 산업구조의 말단에 위치하면, 산업구조의 핵심에 위치한 국가보다 더욱 그 변동성과 위험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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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확대 공시와 대주주 매수 공시 확인하는 법 : 주가 바닥의 신호라고 볼 수 있으며, dart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하다.
파괴적 혁신과 존속성 혁신 : 파괴적 혁신은 기존의 산업구조를 모두 파괴할 정도의 강력한 혁신(예: 아이폰으로 인한 mp3 플레이어 시장의 파괴, 핸드폰 카메라 혁신으로 인한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파괴)
이 외에도 미국 국채수익률과 한국 증시의 관계, 인구감소가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 학습효과, 터널링, 안티프래질 효과, 가치투자와 추세투자의 차이 등 다양한 용어와 개념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시장분석이 종목 분석보다 중요하다 : 불황과 침체를 준비해라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을 보면 '종목 추천'에 관한 내용이 많고,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저자에 의하면 특정 종목보다는 시장이 돈을 벌어다 준다고 강조한다. 종목에 집중하는 순간, 숲을 보지 못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집단형성 본능과 도주본능이 있다. 공포와 본능을 이겨내는 투자자들이 적기 때문에 주가의 바닥에서 매도하게 된다. 이때 매수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저가 매수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을 크게 보고, 버블붕괴를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내가 주식시장에 진입했던 2020년 3월 일시적 붕괴 시점이 저가매수의 좋은 예이다)
이를 위하여 홍춘욱 박사는 과잉 대출 붐 종료신호를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기 국채 이자율이 단기 이자율보다 높은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버블 붕괴를 앞둔 과도기적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단기이자율이 장기이자율보다 높아지는 시기가 온다. 이를 두고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7번의 경기침체 중 6번의 침체에 앞서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저자는 이 시기가 과잉대출 붐의 종료신호라고 말해준다.
실제로 2022년 7월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발생하면서 40년 만에 최대치로 차이가 벌어진 바 있다. 또한 한국의 경우에도 22년 9월 14년 만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다. 2022년 1년 내내 하락장이 이어진 것을 보면,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앞으로 더 큰 침체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불황과 침체를 대비하면서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및 환율스위칭을 통하여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저자는 이밖에도 불황을 촉발하는 외부충격의 위험을 이야기한다. 블랙스완-테일리스크의 설명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발생할 것이고, 이를 준비해두어야 함을 강조했다.(코로나, 전쟁 등,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마치며
종목보다는 시장이 중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와닿지 않았다. 머리로만 아는 것과 온몸으로 아는 것의 차이를 하락장을 겪어보고 나서야 알았다. 아무리 좋다는 종목도 대세 하락장에는 다 같이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책에서는 계속해서 달러를 사라고 반복하고 있고, 불황을 준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불황의 신호를 포착하는 법을 열심히 설명한다. 상승장의 흥분에 취해있던 나로서는 잘 알아듣지 도 못했고 뻔한 '잔소리'처럼 들렸다. 나는 수익을 원했고, 상승의 신호를 알려주는 책을 찾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하락장과 동시에 달러가치가 폭등한 상황을 돌아보면, 저자의 말을 들었으면 상당한 수익도 거두고, 덤으로 낮아진 가격에 주식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투자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귀를 열고 있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비수가 되어 날아와 박힌다.(싸늘하다)
나는 이러한 내용들을 알고도 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나는 정말 알고 있기는 했던 것일까?
사실 우리는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앎에 대한 반성과, 앎을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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