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책 분류 기준에서 1 티어의 책
개인적으로 책 읽기를 가장 좋아하는 나는 책을 분류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소중한 책 - 아름다운 책- 재미있고 유용한 책 - 라면 냄비 받침의 네가지 분류로 나눈다. 소중한 책이란 반드시 소장하여 두고두고 읽고, 평생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스승의 책이다. 아름다운 책이란, 내용을 떠나서 그 문장과 표현 자체만으로 아름답고 가치 있는 보석 같은 책이다. 재미있고 유용한 책은, 말 그대로이다. 삶을 위하여 좋은 도구가 되는 책이랄까. 네 번째 분류를 설명하자면, 타산지석으로 삼기, 폐지 등의 다른 유익함도 존재하지만, 라면을 홀로 끓여 먹을 때의 유익함이 가장 큰 책이다.
그중 이 책은 단연 첫 번째 티어, 소중한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군대에서였다. 당시 부대에는 장병들이 읽어야 하는 '추천도서'목록이 있었고, 각 부대에 비치되어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이 책을 읽자마자, 휴가 나와서 바로 구매했다. 어려서부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항상 가슴속에 품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어머니는 두 아들을 키우느라 삶을 깎아내고 계셨다. 나는 멘토가 필요했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어머니는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의 무게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드셨다. 친척들과의 왕래도 없었다. 나는 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특히 대학교를 입학하고나서 나는 더 불안을 느꼈다. 교수님들을 찾아뵐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 우리 과는 학생회가 교수 퇴진운동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교수님들에게 어떤 조언을 구할 수가 없었다. 대학 선배들은 '단체 행동'에 참여하기만을 강조했다. 내 삶과,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할 선배들도 없었다. 오히려 어디 대학교 1학년 생이 도서관에 들락거리냐며, 미친 거 아니냐고 나 때문에 1학년 과대 형을 혼내기도 했다. 술, 뒤풀이, 수업 땡땡이로 계속되는 학과 생활에 질려갔다. (그리고 내가 꿈꿨던 캠퍼스 커플도 가망이 없어 보였다) 나는, 결국 군 입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군대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삶의 스승들을 만나게 된다. 내 인생에서, 최대의 전환점으로 볼 순간들이 몇 군데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전환점은 바로 군대 생활이다. 군대에서 심하게 다치기도 했고, 마음 고생도 했고,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경험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군대에서 읽었던 책들이 나의 삶을 가장 크게 바꾸었다.
그 중 스티븐 코비 박사님은 공자, 싯다르타와 더불어 당시 나의 영적인 기둥을 잡아주신 최고의 스승이다. 책 리뷰를 시작하면서, 나는 당연히 가장 먼저 이 책을 리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우 유명한 책이기에 아마 내 리뷰로 사람들이 들어올 확률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도, 이 책으로 시작해야 한다.
첫 번째 원칙,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혹시 나는 그저 반응하는 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내가 잘 통제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빠르게 화내고, 빠르게 피하고, 혹은 빠르게 손절하면서, 내가 잘 대응했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습관은 총 일곱 가지이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말하고 있는 습관, 그것이 바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주도하라는 게 대체 뭔 말일까?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 그것은 적극적으로 나대면서 살라는 말인가? 나는 그런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다. 삶을 주도하라는 말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할지 막막했다. 타인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사는 삶을 뜻하는 것일까? 그럼 권력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스티븐 코비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는 주도성의 원칙을 위한 네 가지 덕목을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그것은 바로 상상력과 자아의식, 양심과 독립의지다. 이 덕목들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위대한 힘이자,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
직장에서, 혹은 가정에서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이나 말, 혹은 표정과 태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분노하는 경험이 많았다. 맘대로 화낼 수 없는 상대이기에 혼자 스트레스를 받다가 쌓인 감정을 폭발적으로 표출했을 때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는 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이해심 많은 사람으로 살아왔다.
이 책에 의하면 그러한 분노와 스트레스는 모두 내가 선택한 '반응' 일 뿐이다. 저자는 "아무도 당신에게 동의 없이 고통을 가하지 못한다"는 표현을 소개한다. 그리고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양한 사례를 들려준다. 요약하자면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지 못하는 자동 반사적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태만과 무책임함으로 인하여 자신의 선택 권한을 타인에게 양도한 것이다.
자신이 주도하여 살지 않는다는 것은 태만이자 무책임함이다.
이 문장이 참 예리한 칼날이 되어 나의 가슴에 꽂혀왔다. 앞의 서문에서 밝혔듯 '멘토' 혹은 '스승'을 갈구하며 나약한 마음으로 제자리에서 빙빙 돌았던 지난 나의 삶을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나 가슴과 머리 속에 '남탓'을 하기위한 기본 모드를 깔고 있었다. 그것은 내 삶에대한 태만이자, 무책임한 태도였다. 내 자신을 내가 스스로 무시하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존중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사과를 받고 싶어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화나게 하는 행동을 한다면, 나는 화를 내면 되는 것일까? 아니면 화를 참으면 되는 것일까? 타인의 행동에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자동조종 인형'이 되지 마라. 그것은 스스로에게 무책임한 행동이다.
오늘의 나는 어제 내 선택의 결과라고 정직하게 말하기 전까지는, 다른 것을 선택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 내 삶에 있어서 주도성을 내가 가져야 한다. 남 탓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말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지혜로운 패러다임을 배우다 : 두 개의 원
문제는, 매 순간 나가 '자동조종 인형'인지 아닌지 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깨어 있어야 하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주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의 연구들을 보면 인간은 각종 인지 편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하여 '넛지'등의 책이 유행하기도 했다. 우리의 뇌는 완벽하지 않으며, 수많은 편견과 착각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현실을 직시하고, 내 자신의 자동조종 상태를 깨닫고 빠져나올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위대한 패러다임을 제시해 준다. 이 세상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하지 말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누어 구분하는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유명한 '두 개의 원'이다.
저자는 현실을 직시하는 법에 대하여 내 영향력이 미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영향력의 원') 그 바깥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의 관심을 영향력의 원'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즉, 직접 통제가 가능한 부분에 집중하여 관심과 에너지를 쏟고,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이를 통해 감정 소모와 고통스러움을 막을 수 있고, 자신감과 주도성을 얻을 수 있다.
주도성과 자신감이 증대됨에 따라, 영향력의 원은 점점 넓어진다. 그런데 만약 에너지를 영향력의 원이 아닌, 관심의 원에 쏟는다면 어떻게 될까?피할 수도 없고 통제할 수도 없는 부분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기에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굳이 거기에다 대고 화를 내고 계속 생각하는 것은 주도성을 잃는 행동이다. 결과적으로, 영향력의 원은 점점 더 작아지게 된다.
이에 덧붙여, 덧붙여 '해야만 해'가 아닌 '할 수 있다'와 같은 주도적인 말을 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언어는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만약 실수를 했고, 그에 따른 안 좋은 결과가 돌아왔을 때, 남 탓을 하면서 자기기만과 자기 정당화에 집중하는 는 것을 피해야 한다. 나의 행동을 인정하고, 개선노력을 다짐하는 것이 주도성 있는 태도이다.
그런데,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까?
영향력의 원: 영향력의 원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을 나타낸다. 우리가 행동하고 결정할 수 있는 부분으로서, 예를들면 우리의 태도, 행동, 선택, 의사소통 등이 있다.
관심의 원: 관심의 원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을 나타낸다. 다른 사람의 행동, 태도, 의견, 환경 등이 관심의 원에 해당하며,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제어할 수는 없다.
어쩌면 욕심과 집착이란, 내 영향력 밖에 있는 것에 대하여 지나치게 열정을 쏟는 마음일 수도 있다. '사람은 안바뀐다'라는 표현은 결국 내가 아무리 애써도 그 사람을 바꿀수 없는 무기력을 나타내는 이야기일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결국 주도성을 위해서도 '판단력'혹은 '지혜'가 필요하다. 주도성을 얻고 싶어도, 뭘 알아야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바꿀 수 있고 바꿀 수 없는지는, 자기 자신만이 알 것이다. 모두가 못한다고 해도 스스로 '할수있다'라고 외치며 성공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모두가 할 수 있다고 기대함에도, 자기 자신이 자신감이 없으면 실패하게 된다. 결국 객관적인 계산과, 주관적인 판단이 모두 작용하기에, '각'을 재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경험이 많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스로 직접 통제해 본 경험, 성공해 본 경험이 있다면, 그만큼 판단을 정확하게 해 낼 수 있다. 에너지와 시간을 집중할 대상을 선택하는 선택의 지혜, 그것이 영향력의 원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하는 말 중에서 '지금 당장 실행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가능성에 집중하여 단계적으로 실행해나가는 지혜가 담긴 말이다. 하지만 스티븐 코비는,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지혜를 전해준다. 그 구체적인 지혜는 습관 2, 두번째 원칙에 있다.
(다음 포스팅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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