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독립적 사고'가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능력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했다. 독립적인 사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첫 계기는 레이 달리오의 "원칙"이라는 책을 읽으면서였다. 레이 달리오는 뛰어난 인재의 조건으로 개방성, 투명성과 함께 독립적 사고 능력을 강조한다. '개방성'과 '투명성'에 대해서는 책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지만, '독립적 사고'가 무엇인지는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나는 갈증을 느꼈다. 독립적 사고라는 단어에 꽂혔고, 그 능력을 갖고 싶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다른 책들에서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인터넷 서핑을 해 보았지만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결국 나의 독서 노트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여 이렇게 글을 작성해 본다.
독립적인 사고란 무엇일까?
독립적 사고에 대한 일반적인 의미를 생각해 보면, 외부의 영향이나 집단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추론 능력을 말하는 것 같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을 보통 '소신' 혹은 '주관'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이들은 자신만의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어진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독창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는 사람이다. 이러한 독립적 사고는 창의력과 혁신의 근간이 되며,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독립적 사고의 반대 개념은 토드 로즈가 지적한 "집단 착각"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집단 착각이란 특정 집단의 잘못된 믿음이나 오해가 개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토드 로즈는 그의 책 "집단 착각"에서 모방심리가 집단 착각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인간이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본능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직접 독버섯을 먹어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독버섯이라고 말한 것을 믿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는 것이다.
결국 독립적 독립적 사고는 집단의 견해에 함께 하고자 하는 본능을 거스르는 사고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남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제 멋대로 생각하는 것이 독립적 사고일까?
이는 오히려 독선적 사고에 가깝다. 독립적 사고는 남들에게서 전해받은 확신을 스스로 검토하여 판단하고,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며, 이를 타인에게 납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뛰어난 인재는 독립적 사고를 통해 남들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합리성과 상식을 바탕으로 설득할 수 있다. 하지만 독선적 태도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찾은 독립적 사고의 완벽한 사례
독립적 사고로 혁신을 만든 사람들은 매우 많다. 모두가 안 된다고 말릴 때 자신의 소신을 믿고 추진하여 성공한 사람들 이야기는 흔히 접해 왔다. 이들은 주어진 믿음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나의 독서 경험에서 그러한 사람을 찾는다면, 단연코 엠제이 드마코다.
엠제이 드마코는 자신의 책에서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과 가치관, 즉 스크립트를 벗어나 자신의 삶을 설계할 것을 강조한다. 사회가 제시한 스크립트대로라면 사람들은 좋은 학교에 가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 좋은 연봉을 받으며, 좋은 집과 차를 사고, 좋은 배우자와 결혼하고, 좋은 자녀를 낳아야 한다. "부의 추월차선"이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았던 것은, 모두가 그냥 따라가돈 경로를 '서행차선'이라고 비난하며 다른 길도 있음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드마코는 이러한 평균적인 기준과 목표를 비판하며, 개인의 젊음과 자유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소 극단적인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그저 따라가는 것은 '노예'로 사는 길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스크립트에서 벗어나 자신의 열정과 비전을 따라가라고 권장한다.
스스로 생각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독립적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평균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레이 달리오는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독립적 사고를 촉진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반복적인 '왜?'라는 질문에 대답해 나가는 과정에서, 점점 문제의 본질에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믿음과 가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왜~?'라는 질문은 사실 상대방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는 질문이다. 자칫하면 말꼬투리를 잡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을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이 습관이 되면, 독립적인 사고와는 멀어지게 된다.
엠제이 드마코는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으라고 말한다. 남들이 가는 길을 아무런 생각 없이 자동적으로 따라가려 하지 말고, 비효율을 찾아 그것을 제거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토드 로즈는 그의 책 "평균의 종말"에서 평균주의가 인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억압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신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질 것을 주장한다. 책에는 다양한 원칙들이 제시되지만 내가 보기에 모두 한 단어로 귀결된다. 그것은 '개별성'이다.
이는 '다들 하니까' 라는 식으로 등 떠밀려 살아가는 것에 반대되는 것이다. 각자 자신만의 고유한 장단점에 따라서 각자에게 알맞은 정체성을 형성하고,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 또한 인정해 주어야 한다.
마치며: 자신만의 표준을 만들자.
최근 온라인 상에서 강형욱 님 관련된 폭로전, 그전에는 이강인 선수의 하극상 등의 이슈가 있었다. 나는 이러한 사건-사고들의 전개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우르르 견해가 몰리는 것을 목격했다. 직접 댓글을 단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도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의 과오에 대해 어느 정도 분노와 실망의 감정을 품었었다. 하지만 지나서 생각해 보면 직접 검증된 증거 없이 '전해 들은 정보'만으로 가진 막연한 판단이었고 무비판적 '동조 행위'에 불과했다.
부끄럽지만, 나는 독립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바를 요약하면, 독립적 사고란 타인이 전해준 '믿음'을 '왜?'라며 스스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표준과 스크립트를 만드는 것이다. 독립적 사고는 단순히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틀을 재구성하고 자신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잘 알아야 하며, 자신을 잘 표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나아가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된다면, 그리고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해 줄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은 타인에게 관대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독립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 보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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