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 이번엔 더 깊이 있게 들어가 보자.
주가의 상승과 하락은 낮과 밤과 같다. 언제나 찾아온다. 다만 낮과 밤처럼 정해진 리듬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 어디까지 움직일 것인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아예 망할 회사, 상장 폐지의 길을 걸어갈 회사는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나는 통찰력을 얻고 싶다. 그래서 몇 달째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가면서 공부하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포스팅에서는 차트상의 전조현상을 찾아보았었다. 그리고 세 번째 포스팅에서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종목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띄웠던 뉴스 재료들을 살펴보았다. 사경인 회계사님이 말씀하셨듯이, 유도에서는 낙법을 가장 먼저 배운다. 유도 경기에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일단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는 가장 먼저 상장 폐지를 배워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 상장폐지만큼은 꼭 피해야 한다. 괜찮은 회사가 주가가 하락한 상태라면 시간을 두고 버티다 보면 본전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장 폐지로 계좌가 0이 되면, 희망이 사라진다.
나는 왜 상장폐지 포스팅을 이토록 꾸준히 올리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사실 2년째 보유중인 미국 주식이 결국 상장 폐지의 길로 가버렸고, 계좌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 상황이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관련 기사와 논문들을 읽어보면서 놀랐던 것은, 우리나라 종목들의 상장폐지 비율보다 미국 주식의 상장폐지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는 대주주 및 근로자들의 사정을 많이 봐주는 시장이다. 미국은 오히려 가차 없다. 앞으로 주식 투자는 계속해 나가겠지만, 상장폐지만큼은 다시는 맞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에 논문들을 찾아 읽으면서 공부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올리는 것이 이번 상장폐지 관련 네 번째 포스팅의 주제이다. 논문 작성자들이 제공한 '요약'부분을 수록했고, 투자와 관련하여 필자의 생각을 조금씩 덧붙였음을 밝혀둔다. 논문의 출처는 각 소제목에 표시해 두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읽어보실 수도 있다.
1. 최근 상장폐지기업의 사전징후의 따른 시사점(출처 : 금융감독원 2022년 연구 보도자료 http://www.fss.or.kr)
상장폐지로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길래 읽어 보았었다. 나 같은 아마추어가 올리는 포스팅들보다, 훨씬 많은 표본으로 작성된, 좋은 보고서였다. 기업의 재무적 특징과 비재무적 특징으로 나누어 분석을 해주셨다. 모두들 한 번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핵심 내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당기손익・자기 자본) 자기 자본 대비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점차 확대*되고, 이러한 결손누적・확대로 인해 자본잠식(부분잠식 포함) 상태에 직면하게 되는 기업수**도 증가
*자기 자본 대비 당기순손실 규모 : (D-5년) Δ25.2% → (D-1년) Δ107.5%
**자본잠식(부분잠식 포함) 기업수 : (D-5년) 8사 → (D-1년) 43사
영업악화로 인한 지속적인 손실에 더해 타법인주식・채권・대여금 등의 자산과 관련한 대규모 손상・대손・평가손실 등의 비용도 증가. 이에 따른 자본잠식 심화를 모면하기 위하여 대규모 자본확충(유상증자 등)이 수반되나, 다만 경영・재무상황 악화에 따른 자금조달능력 저하 및 투자 기피・위축 등으로 그 규모는 점차 축소*
*자기자본 대비 자본확충 규모 : (D-5년) 47.1% → (D-1년) 29.0%
(재무현금흐름*) 차입금 상환과 함께 이를 상회하는 규모의 유상증자와 주식관련사채(CB・BW) 발행이 지속
*자기자본 대비 재무현금흐름 : (D-5년) 36.9% → (D-1년) 12.4%
(투자현금흐름*) 영업용 유・무형자산 투자는 미미한 반면, 타법인주식・대여금 등 비영업용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
*자기자본 대비 투자현금흐름 : (D-5년) Δ31.7% → (D-1년) 2.4%
(영업현금흐름*) 영업악화에 따른 영업현금유출(-)이 지속되며, 영업・투자자산 관련 대규모 손상・평가손실 등 현금유출 없는 비용의 증가로 영업현금유출(현금손익)보다 당기순손실(장부손익)이 더 부실한 편이다. *자기자본 대비 영업현금흐름 : (D-5년) Δ5.2% → (D-1년) Δ17.1%
(자금조달 증권종류)주식관련사채(CB・BW 등)와 주식(유상증자)을 대규모로 빈번하게 발행하는 반면, 일반사채의 발행은 미미한 경향. 전체 772건 중 주식관련사채가 409건, 유상증자가 359건, 일반사채는 단지 4건에 불과
전반적으로 상장폐지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감사의견 비적정' 사유가 가장 많았다.
상장폐지가 가까워질 수록, 불성실 공시법인 지정, 관리종목, 환기종목 지정 등의 발생 빈도가 점점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주식관련 사채와 주식발행 또한 상장폐지 연도에 근접할 수록 증가한다. 하지만 상폐 직전 년도에는 투자자들이 기피하고 외면하면서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장폐지 기업은 평균 2회 이상을 실시한 데 비해, 상폐를 당하지 않는 기업은 평균 0.5회로, 사실상 한 번 정도 할까 말까의 확률이라고 보면 된다.
(자금조달 발행방식)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없는 사모 또는 소액공모 방식으로 주로 발행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공모 방식의 발행은 미미한 경향*이 있다.*전체 772건 중 사모가 620건, 소액공모가 100건, 공모는 52건에 불과
인수자와의 협의 무산 또는 청약・납입 미달 등에 따라 증권발행을 시도하다 발행이 무산・불발된 사례가 발생하는 기업수와 건수*가 상장폐지연도에 근접할수록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이 부분은 지난 포스팅에서 대주주 매각 시도 불발 뉴스로도 다루었던 것 같다)
또한, 상장폐지기업은 최대주주 변경이나 내부통제 부실 등에 따른 불성실공시가 빈번하게 증가하였다. 통계적으로, 불성실 공시 기업 둘 중 한 종목은 상장폐지가 된다. 또한 상장폐지 종목들 거의 대부분이 여러 가지 관리종목・실질심사대상 지정 사유가 연쇄・복합적으로 발생하였으며 최초 발생 이후 3년 이내에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결론 : 최대주주의 변경, 불성실 공시의 발생, 자본 잠식의 확대 추세, 빈번한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여, '관리종목''환기종목' 지정 등의 연쇄적 복합적 발생이 이루어지는 기업은 상장폐지의 위험이 높다!
가장 쓸만했던 글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들이 사실 가장 중요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 발행을 빈번히 하고 있다면 아무리 주가가 급등추세를 타고 있다 하더라도, 일단은 피하고 보는 쪽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
2. 상장폐지기업의 부실예측모형에 관한 연구 (출처:2011년 국제회계연구 제 38집 수록)
본 연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개년도 동안 거래소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을 표본으로 선정하였다. 4년간 전체 상장폐지기업 47개사 중에서 데이터를 찾을 수 없는 기업 2개 사와 합병 등의 사유로 인하여 상장폐지된 기업 14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31개사만이 최종표본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부실예측을 위하여 선정된 표본을 상장폐지 직전 3년도까지의 재무비율자료를 구하였고, 상장폐지기업의 부실예측모형을 구성하기 위하여, 상장폐지기업의 표본에 대응하는 정상기업의 표본을 1 대 1 대응방식을 통하여 구성하였다. 정상기업의 선정은 각 상장폐지기업과 자산규모가 가장 유사한 1개사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표본을 구성하였다.
상장폐지기업의 재무비율을 가지고 상장폐지 3년 전부터 1년 전까지의 자료를 추출한 후, 상장폐지와 관련이 깊은 변수들을 찾아내기 위한 판별분석을 실시하였다. 판별분석 진행과정에서 각 변수들의 집단 간 등분산가정을 검정하여 각 집단의 분산-공분산행렬의 차이에 대한 검정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정상기업과 상장폐지기업의 유의적이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Fisher의 선형판별식을 사용하지 못하고 정준판별식을 계산하게 되었다.
또한 Cross-validation 추정법을 통한 오분류비율을 추정하여 적중률(Hit Ratio)를 계산한 결과, 상장폐지 1년 전의 적중률은 85.48%였고 이고, 상장폐지 2년 전의 적중률(Hit Ratio)은 75.80%가 나왔으며, 상장폐지 3년 전의 적중률(Hit Ratio)은 70.97%로 나타났다.
결론 : 통계적 모델을 이용하여 분석한 연구로서, 상장 폐지 1~3년 전의 적중률이 70~85%로 상당히 결과가 높게 나타났다. 정상기업의 표본과 비교했을 때, 재무비율을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종목들이 상장폐지 확률이 높았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재무비율, 그중에서도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에 투자할 때에는 상장폐지 등의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네이버 증권 정보에 가도 이런 비율들은 잘 알려준다. 다만 자기만의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부채비율 기준을 설정해 두도록 하자.
3. 상장폐지 사유 분석을 통한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 고찰(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간행물 2019-07호)
최근 상장폐지와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 회계법인의 감사책임이 강화되고 실질심사가 강화되는 등 변화된 시장상황 하에서는 이러한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폐지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경감하고 시장의 건전성을 향상할 근원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시장 구조적 보완을 통해 적절한 퇴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상장기업이 택할 수 있는 퇴로는 크게 세 가지이다. 상장시장을 벗어나 장외에서 거래하는 방법과 규제 수준이 낮은 타시장으로 이전하는 방법, 다른 기업에 해당기업을 매각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경우 세 경우 모두 용이하지 않은 실정이다. 한계기업을 위한 제도권 장외시장 보완, 규제 수준 및 상장비용이 낮은 하위시장으로의 유연한 이전과 재기를 위한 지원, 소형혁신기업의 인수합병 원활화 등 국내 실정에 맞는 적절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상장폐지에 대한 거래소의 가치판단 결과에 대해 시장이 신뢰할 수 있도록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불필요한 논란과 시장의 불신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는 일관된 원칙을 적용하고 기업과 투자자에 충분한 판단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 거래소와 기업의 상호 부담을 경감하고 시장의 신뢰성과 건전성을 향상할 근원적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 : 상장폐지가 될 경우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보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정책 당국은 노력해야 한다. 정책적 방향을 지적하는 글이었다. 투자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우리 한국시장이 가진 문제점과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상장폐지기업의 특성에 관한 실증연구 (출처: 한국회계학회 회계저널 수록 논문 2011, vol.20, no.5, pp. 35-61 (27 pages) )
상장폐지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에 걸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이다. 따라서 기업의 상장폐지 이전에 획득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기업의 상장폐지를 설명ㆍ예측할 수 있다면, 시장자원의 효율적 배문의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기업부실의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지금껏 상장폐지를 대상으로 예측모형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활발히 진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기업의 상장폐지를 설명하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나아가 상장폐지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들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예측요인으로는 기본적인 예측지표라고 할 수 있는 재무비율과 함께, 이를 보완할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품질, 재량적 발생액, 그리고 외국인투자자지분율이 고려되었다.
본 연구의 주요 분석결과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당기 부채비율과 당기 이자지급은 차기 상장폐지 여부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기 매출액 성장률과 당기 배당금 지급은 차기 상장폐지 여부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취약점과 당기 재량적 발생액은 차기 상장폐지 여부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재무비율을 몇 가지 속성으로 구분하여 볼 때, 안전성, 수익성, 성장성, 그리고 재투자 지표가 상장폐지의 예측에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전반적으로 낮은 회계투명성은 높은 상장폐지 확률과 연계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결론 : 매출액 성장률과 배당금 지급을 하는 기업은 상장폐지 확률이 음(-)의 관계를 보인다. 즉, 그만큼 상장폐지 위험이 적다. 반대로 내부회계관리제도상 투명성이 떨어질 경우(불성실 공시 등)에는 상장폐지 확률이 높다. 매출액 성장률과 배당금 지급여부 확인에 밑줄 긋고 넘어갔다.
5. 산업 내 경쟁기업 상장폐지가 상장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증연구(출처:한국금융정보학회 ,금융정보연구 7권 2호, 2018년)
본 연구에서는 상장폐지의 발생이 동 업종 내 계속상장기업의 재무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상장폐지는 업종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신호로 작용하여 경영 불확실성 증가와 자금조달비용이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계속상장기업은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펼칠 수 있다. 반면에 경쟁사의 상장폐지는 산업 경쟁도를 하락시켜 계속상장기업으로 하여금 보다 적극적인 투자정책을 펼칠 유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상반된 가설을 검증하였다. 상장폐지 원인을 외감 전환, 폐업 및 피합병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기업은 업종 내 외감 전환 및 폐업에 의한 상장폐지 발생 시 현금보유성향을 강화하고 레버리지를 낮추는 보수적인 재무정책을 견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코스닥 상장기업은 현금보유성향을 낮추고 레버리지를 높이는 적극적인 재무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코스피 상장기업과 성장성을 중요시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피합병으로 인한 상장폐지 발생 후 계속상장기업의 재무정책 변화는 일관적이지 않았는데 이는 합병의 특성 및 조건이 분석에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론 : 본 연구는 상장폐지가 업종 내 계속상장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분석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한다. 이 논문은 상장폐지가 발생했을 때, 관련주들을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주는 논문이다. 만약 내 종목이 코스피 대형주라면 하락할 확률이 높으니 매도가 옳고, 코스닥 소형주라면 오히려 상승할 확률이 높으니 보유가 맞다.
6. 코스닥 상장폐지기업의 이익조정에 관한 실증연구(출처 : 노성호 님, 대구대학교 회계학 박사학위 논문)
이익 조정은 기업의 순이익을 조정하기 위해 회계처리 과정에서 사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경영자가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는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왜곡하고 투자자와 채권자를 오도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이익 조정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익 조정의 수단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감가상각비나 무형자산의 상각, 매출채권의 증가, 재고자산의 증가, 회계변경 등이 사용된다.
감가상각비나 무형자산의 상각은 경영자가 상각기간이나 잔존가액을 조정함으로써 이익을 조정하며, 매출채권의 증가는 경영자가 신용정책을 좀 더 관대하게 함으로써 대손충당금을 과소계상하거나 회수불가능 채권을 제거하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조정할 수 있다. 재고자산의 증가는 경영자가 재고자산 감모손실이나 평가손실을 의도대로 평가함으로써 이익을 조정할 수 있다. 회계변경은 경영자가 회계정책이나 회계추정을 변경함으로써 이익을 조정할 수 있다.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상장폐지한 57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익조정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 상장폐지 직전 연도에 기업들은 이익을 조정하여 감소시켰다. 이익조정의 원인은 부실화에 대한 채권자의 부채상환 등의 재무적 압박에 따라 현금 보유에 주력하여 이익을 증가시키려는 조정을 행할 여력이 없어 이익이 감소되는 이익조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즉, 부실기업은 신용매출보다는 현금매출을 확대하고 기존의 매출채권 회수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현금흐름은 증가하지만 매출채권의 감소 등으로 인한 이익의 감소가 나타나며 이러한 경향은 상장폐지 시점에는 점점 가속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 상장폐지되기 1년 전부터, 회사는 급한 빚을 갚느라 현금을 회수하기 위하여 회계상 이익을 조작하는 행위를 한다. 그 방법으로는 매출채권계정, 대손충당금계정, 대여금계정, 재고자산 손실 등의 수단을 사용한다. 따라서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이들 항목이 갑자기 변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지난번에 내가 포스팅했던 사경인 회계사님의 《재무제표 모르면 절대로 주식투자하지마라 》책에서도 같은 내용이 나왔던 기억이 있다.)
마치며 : 학자들의 글을 읽으니 나도 학자가 된 기분이 든다.
이상으로 총 6편의 상장폐지와 관련된 논문들을 읽어보았다. 사실 연구 대부분이 통계모델을 이용하여 이루어졌다. 나는 문돌이라서 통계적 지식이 없어 처음에는 읽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논문은 자신들의 연구 내용뿐 아니라 목차와 요약, 한계와 시사점까지 친절하게 밝혀주고 있어서 내용을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일단 오늘 공부한 내용들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우선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배당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기업은 상장폐지할 확률이 통계적으로 마이너스, 즉 상장폐지를 피하기에 좋은 기업이다.
- 반대로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관리종목, 환기종목지정, 높은 부채비율 등의 기업은 상장폐지 당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경향은 상장폐지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빈번히, 연쇄적이고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 특히 주식 관련 사채가 많은 기업이 상장폐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아마도 상태가 안 좋은 회사는 일반 사채발행이 힘드니 주식 관련 사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 한편 상장폐지가 같은 업종이나 업계에 발생한다면, 코스피 위주의 대형종목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가가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코스닥 소형주들의 경우에는 반대급부 현상으로 오히려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 상장 폐지 직전에 회사에서 소위 '수작'을 벌이는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된 연구도 있었다. 따라서 매출채권, 대여금, 재고자산 등을 이용하여 이익을 조정하는 행위를 감시하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
신기한 것은 상장폐지의 기준으로 삼는 지표들이 내가 투자할 때 기준으로 삼았던 기준들과 겹치는 부분이 상당했다는 것이다. 나는 배당여부, 매출의 지속적 증가 등을 좋은 근거로 삼아 판단하곤 했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나쁜 것을 제거하는 것이 어쩌면 좋은 종목을 찾는 기준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안 하는 것도 투자에 있어서 중요하다.
연구 논문들을 작성하시는 분들은 모두 연구원, 혹은 학자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며칠 동안 이들의 글을 읽다 보니, 나도 뭔가 학자가 된 기분이다. 상장폐지 기업들 관련한 내용적 공부 외에도, 통계적 근거와 변수를 확인하고 비교하는 사고방식 측면에서의 공부도 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뇌과학'적 측면에서, 내 뇌에도 연구자의 신경회로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앞으로 책뿐만 아니라 논문이나 보고서들도 짬짬이 읽으면 많은 배움을 얻을 것 같다. 이 포스팅을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꼭 추천해 드리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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