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습관을 인식하기
아마존 베스트셀러 작가인 톰 콜리가 쓴 습관에 관한 책이다. 습관이 왜 강력한 영향력을 가져오는지를 5년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야기해 준다. 통계적으로 가장 많았던 부유한 사람들의 습관 10가지와 가난한 사람들의 습관 10가지를 소개한다. 습관의 영향력, 습관의 유형, 나아가 어떤 습관이 왜 좋은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이다.
의외인 것은 내 습관 중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이 제법 많았다는 것이다.(독서, 운동, 절약 등) 그래서 초반부를 읽으면서는 내가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 따르면 아무리 좋은 습관도 하나의 나쁜 핵심습관으로 인해 무력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아무리 비타민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하여도, 흡연 습관 하나만으로 긍정적 습관 효과는 모두 제거된다.
이처럼 저자는 무작정 좋은 습관을 열거하며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라며 각종 미덕만 열거하고 있지 않다. 자신의 연구 및 다른 연구 결과를 충실히 인용하여 근거를 제시한다. 왜 습관이 강력한지를 설명하고(1장),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의 유형들을 소개하며(2장), 좋은 습관의 여러 사례들을 설명하고(3장, 4장), 마지막 5장에서는 21일 프로젝트를 통하여 직접 습관을 만들어 나가도록 실천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직접 내 습관을 명확히 인식하고, 내 꿈과 소망에 맞는 습관을 만들어 감으로써 자연스럽게, 혹은 자동적으로 성공으로 연결하도록 해 주는 책의 마지막 장은 직접 실천해 보아야겠다고 느꼈다.
- 저자
- 톰 콜리
- 출판
- 이터
- 출판일
- 2022.08.31
왜 습관은 고치기 어려울까?
또 거절하지 못했다. 나는 부탁도 잘하지 못하면서, 거절도 잘하지 못한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인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에게 더 짜증 나는 것은 정작 친하고 소중한 사람, 익숙한 사람(가족, 친한 사람)에게는 거절을 잘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좋은 사람은 떠나가고, 나쁜 사람들(불편함의 기준상 구분이다)만 주변에 남게 된다. 이 나약하고 비겁한 태도가 정말 나의 종특인 것인가?
또 하루종일 잤다. 아무래도 야간 근무를 하고 온 다음날에는 하루종일 자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자고 나면 일단 하루가 다 지나가있다. 그렇게 저녁 혹은 밤에 눈을 뜨고 나면 또 밤을 지새우고 출근하게 된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내 몸이 버텨줄지 모르겠다. 불규칙한 생활 리듬 속에서도 정신만은 똑바로 차려야 했다. 하지만 불면에 취해, 또는 잠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멍하니 새벽에 뭘 했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출근시간이다.
위 글들은 내 일기장에서 그대로 옮긴 것이다. 두 개만 여기에 옮겼지만, 지난 일기장을 쭉 읽어보면 비슷한 고민과 스트레스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왜 나는 고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내게는 대체 무슨 나쁜 습관들이 더 있는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습관을 고치는 것을 뇌가 방해한다. 그래서 한번 형성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어렵다. 이미 무의식의 영역에서 작동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습관은 뇌의 강력한 발명품이다.
습관은 뇌가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하여 발명한, 엄청난 힘을 가진 발명품이다. 이러한 습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빈번함'이다.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신경이 강화되고, 점점 에너지 소모 없이 해당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얼마 전 포스팅 했던 리사 펠드먼 배럿의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이야기 했던 '신경가소성'이 떠올랐다. 그 책에서는 뇌의 최대 기능은 바로 신체예산 할당이라고 했다.(알로스타시스) 요즘이야 건강을 위해 억지로 설탕이 없는 음식을 찾는 것이 유행이다. 하지만 진화에 과정에서 매우 희소하고 중요한 연료인 포도당을 신체 활동에 할당하는 것, 그것이 뇌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스템이 바로 습관이다. 일단 습관이 형성되면 더 이상 우리는 의식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동적으로' 해당 활동을 해 낼 수 있게 된다. 뇌는 잠재의식과 습관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 뇌의 최대 목적은 에너지의 절약이자 효율적 이용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습관이 유전자를 발현시킨다고도 말한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100조 개의 세포, 그리고 약 2400억 개의 유전자가 존재한다. 유전자가 갖는 힘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천부적 재능을 주기도 하고, 극복하기 매우 어려운 장애나 결점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유전자들이 모두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어떠한 계기로 인해 그 설계도면대로 작동하게 된다. 이러한 유전자의 기능이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는 것을 '발현'이라고 한다.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습관이다. 한편 습관에는 핵심 습관과 일반 습관이 있다. 단순하고 일상적인 습관(예를 들면 걷는 자세)이 일반습관이다. 핵심 습관은 3~4개 이상의 일반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보다 더 중요한 습관이다.(예를 들면 매일 30분 이상 걷는 것)
습관의 작동기전을 보면 신호→습관→보상으로 이루어진다. 습관은 단순하게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시각적 자극, 스트레스, 특정한 시간대, 타인의 말과 행동, 가지고 있는 믿음과 감정 등에 의해 방아쇠가 당겨진다. 그러한 신호에 따라 습관적인 행동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보상을 통해 강화되는 순환적인 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나의 습관을 발동시키는 신호가 무엇인지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 신호를 분석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아래의 단계적 습관 만들기 과정 중에서 '습관 인식표'를 작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들 10가지
독서와 운동
독서가 가장 먼저 나온 습관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매우 높은 비율로 독서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주로 전문 지식을 얻거나,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 역사 등에 대한 독서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습관 또한 가지고 있었다. 저자는 2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뇌 신경영양인자가 공급되어 뇌의 기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수면과 기상
수면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수면은 단순히 건강과 컨디션뿐만 아니라, 뇌의 기억능력과 기능에 있어서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최소 4번 이상의 수면주기가 있어야, 자는 동안 기억이 뇌에 저장될 수 있다. 자는 동안 신피질과 둘레계통이 교류하면서, 잠재의식과 의식 간의 정보가 교환된다.
한편 업무 시작 3시간 전에 기상하는 습관도 강조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나쁜 습관중에 하나가 바로 시간을 낭비하는 습관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을 소중하고 알차게 보내야만 한다. 일찍 기상한다면, 하루에 해야 할 일을 완수할 수 있다. 하루 일과를 매듭짓는 습관은 곧 통제력을 향상한다.
즉시 행동하기
'뒤로 미루는 습관'을 없앴다. 리스트를 작성하고, 매일 최소 5가지씩 임무를 완수한다.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책임감을 강화시킬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스스로 당장 실행하라고 계속해서 잔소리를 해야 한다.
저축 및 소득원 다양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톰 콜리는 '4주머니 저축 전략'을 소개한다. 그는 비용을 은퇴비용, 특정중요 목적 비용, 비상금, 순환비용의 4개의 주머니로 나눈다. 그리고 각 용도 별로로 나누어, 지출예산을 관리하고 기록해야 한다. 그리고 자동계좌이체로 해당 비용으로 돈이 할당되게 하면 4 주머니 전략이 완성된다.
대부분의 부유한 사람들은 주 소득원 외에도 부동산 임대수익, 리츠투자, 주식 투자, 연금 및 절세, 기타 투자, 인세 등 로열티 등의 다양한 소득원을 확보하고 있었다.
믿음과 열정
뇌는 믿음 주변으로 습관을 만든다. 이와 관련 저자의 어린 시절을 공유해 준다.(피그말리온 효과를 직접 경험한 것 같다) 뇌는 믿고 있는 것에 부응하는 것만을 인식한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읽은 토드 로즈의 《집단 착각》에서는 사람들이 믿는 것이 터무니 없는 것이라도, 믿는다는 사실만으로 인해 현실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만의 목표와 자신만이 장애물, 자신만의 꿈을 가져야 한다. "타인의 벽에 내 사다리를 놓지 마라"라고 한다. 열정을 가질 수 있다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생각과 끈기
뇌의 20%만이 의식적인 부분이며, 뇌는 믿음 주변으로 습관을 만든다. 망상활성계는 믿음에 부합하는 정보를 위주로 공유해 준다. 제대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생각보다 우리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자동적으로 반응하거나, 기존에 하던 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한편 끈기 또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실패와 피드백, 그리고 '재시도'가 매우 중요하다.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실패를 겪고 포기하지 않았기에 성공한 것이다. 빈번한 재시도가 좋은 습관을 찾게 하고, 그것은 성공으로 이어진다.
단계적으로 습관 만들어보기
1단계 : 5년, 10년, 20년 후 나에게 편지 쓰기, 나의 부고기사 쓰기
5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다. 내 주변의 솔메이트, 직업,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 살고 있는 집, 타고 있는 자동차 등, 최대한 구체적으로 표현해 본다. 그리고 그 시기의 나에게 편지를 써 본다. 10년 후, 20년 후에도 마찬가지로 행한다.
나의 부고기사를 쓰는 것 또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평생을 걸쳐 어떠한 삶을 살았으며, 이룬 성과들에 대해서도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열거해 준다. 나의 장례식에 참석할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2단계 : 편지와 기사에서 찾은 꿈과 소망을 적기
1단계에 적은 내용을 읽으며, 내가 열망하는 꿈은 무엇인지, 또한 소망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자. 1단계에서 나는 왜 그런 내용들을 적었을까? 이유를 생각해 본다. 평생에 걸쳐 나의 경험들을 정리하고, 그 경험과 관련하여 큰 기쁨을 주었던 경험들을 골라보자. 여기에 더해서, 그 경험과 관련한 직업들을 찾아서 적어보자.
3단계 : 꿈과 소망을 바탕으로 필요한 목표들을 설정하기
꿈과 소망을 찾았다면, 이제 그곳에 다다르기 위한 목표들을 설정해 보자. 예를 들어 20년 후 '경제적 자유'의 소망을 품었다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20년 동안 내가 모아야 할 금액의 목표를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다시 1년 동안 벌어야 할 액수로 구체화 한다. 이를 매월 벌어야 할 금액, 매일 내가 해야 할 활동으로까지 나누어 가면서 목표를 세부화 하는 것이다.
4단계 : 목표와 관련하여 길러야 할 습관들을 리스팅 하기
목표가 의미 있으려면 두 가지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그것은 실행 능력과 실제 행동이다. 그런데 만약 실행 능력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나의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목표에 추가된다. 목표에 필요한 습관들 목록을 만들었다면, 매일 해당 습관을 했는지 체크해야 한다. 이를 위한 과정이 바로 다음 단계이다.
5단계 : 습관인식표를 작성하기
우선 2일을 투자하자.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의 모든 활동을 기록해 본다. 이후 해당 활동에 대하여 +와-를 기록하여 긍정적 혹은 부정적 습관인지에 대해 평가해 보자. 더 나아가 어떤 트리거로 인해 내 습관이 발동되었고, 어떤 보상을 통해 해당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인식해야 한다.
특히, 하나의 나쁜 습관이 여러 개의 좋은 습관을 제거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나쁜 습관을 제거해야 한다.
6단계 : 부자습관 체크리스트 만들기
저자는 21일 프로젝트 중에서 첫 7일은 오전 습관에만 집중할 것을 말한다. 이것은 뒤에 언급할, '작은 습관으로 시작하기' 전략이다. 다음 7일은 오전습관과 함께 오후 습관에 집중한다. 그리고 마지막 7일에는 저녁 습관까지를 확인한다. 이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실행하되, 습관 형성의 지름길 전략 6가지를 함께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
- 습관 결합하기 : 좋은 습관을 결합하면 더욱 빨리 습관을 얻을 수 있다.(예:운동하며 영어 듣기 공부)
- 연상법칙 만들기: 좋은 습관을 작동시키는 신호 간 연결고리를 만들기(예:독서-글쓰기-명상)
- 환경 바꾸기: 나쁜 습관의 방아쇠가 되는 요인을 제거(예: 침대에서는 스마트폰을 멀리 두기)
- 작은 습관부터 완성하기(예: 매일 30분 유산소 운동을 위해, 우선 10분 걷기 운동으로 시작)
- 체크리스트 만들기(예: 톰 콜리가 제공하고 있는 '습관인식표')
- 나쁜 습관 제거하기(예: 나쁜 핵심 습관 하나를 제거하면 좋은 일반 습관 두개가 살아날 수 있다)
마치며 :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를 구체화하다
영국 런던대학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는 최소 18일에서 최장 254일이 걸렸다고 한다. 습관 형성의 기간은 형태와 크기, 색조별로 매우 다양했으며, 어떤 습관은 나머지 습관을 모두 없애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자명하다.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성공적인 습관을 형성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자신의 습관을 점검하고 인식하는 것을 강조한다. 개인마다 그 습관의 신호, 유형과 크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중간에 소개했던 10가지 공통적인 좋은 습관은 사실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때문에 뻔한 말, 혹은 진부한 이야기가 펼쳐질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수집한 통계적 근거와, 그 외 많은 연구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자신의 말에 설득력을 높였다. 또한 직접 따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습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나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책을 여러 번 읽었다. 또한 그 습관을 위한 '프랭클린 플래너'를 구매해서 실제로 작성해 보기도 했다. 분명 내 삶의 지침이 된 원칙들이지만, 그래도 수십년 째 풀지 못한 수수께끼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그 많은 수수께끼 중에서, '왜 나는 나쁜 습관을 반복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이 책에서의 방법은 스티븐 코비 책의 내용과 그 맥락을 같이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스티븐 코비의 두 번째 원칙, "끝을 먼저 생각하고 시작하라"가 톰 콜리의 습관 만들기로 필자가 소개한 1단계~3단계(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고 꿈과 소망,목표와 필요한 습관을 적어 보는 것)에 해당하는 것 같다. 다만 더욱 구체적이고, 실천하기 쉬운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또 행동하지 않을 까 두렵다. 작심삼일의 습관 또한 내가 가진 매우 나쁜 습관이다. 이 글쓰기를 시작으로, 다시한번 나의 습관 만들기에 도전해봐야 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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