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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리뷰)《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는데, 얼마나 알아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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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비전공자 신분으로 힘들게 회계학을 수년간 공부해 본 나로서는 책 제목을 좋아할 수가 없었다. 회계학 공부는 눈에 잘 읽히지 않아서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해가 어느 정도 되었어도, 시간에 따른 휘발성이 강하다. 아무리 공부해도 한 두 달 지나면 금세 망각이 찾아온다. 사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가 망설여졌었다. 지겹게 보았던 회계원리, 재무회계, 원가회계... 제목도 이렇게 길고, 책 내용은 얼마나 지루할까? 그래도 엄청 많이 팔린 책이라니까, 한번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의  형편없는 첫인상 감별력이 다시 입증되었다. 

저자도 나와같은 첫 반응을 예상한 것일까?  만화와 쉬운 질문들로 시작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는 고통을 최소화해 주고 있었다. 전문적인 회계적 지식이나 회계원칙 같은 내용은 전체 회계학 내용의 1~2% 정도도 싣지 않았다.  '손실을 피하고 수익 내기'라는 목표에 집중했고, 그중 '손실을 피하기'에 더 집중하여 핵심만 강조한 책이었다.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주식을 시작하는 초보 투자자, 단맛과 쓴맛을 맛본 투자 베테랑, 그리고 몰래 읽고 싶은 증권가 애널리스트까지,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재무제표가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 복잡한 내용을 어떻게 이해한담? 이런 걱정은 이제 날려버려도 좋다. 투자를 위한 재무제표는 그 출발부터 다르다. 재무제표가 수익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무제표 무용론’을 스스로 깬 저자는 재무제표를 이용해 연 10%대의 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고, 10년 동안 수백 시간에 달하는 재무제표 강의로 ‘증권가 3대 강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경제 기사와 복잡한 차트를 분석하는 ‘기술분석’으로 주식투자를 한다. 그런데 정작 ‘기본분석’이라 부르는 재무제표는 보지도 않는다. ‘차트’나 ‘감’으로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눈물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비책을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 사경인 회계사’의 가장 확실한 ‘투자를 위한 재무제표 바이블’이다.
저자
사경인
출판
베가북스
출판일
2016.12.21

 


50시간 동안 정답 지문 내용 배우기 vs 5시간 동안 오답 지문 거르는 법 배우기

필자가 회계학을 공부하는 데 쓴 학원비만 해도 백 단위가 넘어간다. 2차 시험에 낙방하고 다시 1차 과목으로 회계학을 1년만에 다시 공부하는데,  모두 까먹어서 낭패를 겪었던 기억이 난나. 그렇게  4~5년간 공부했던 지식을 가지고, 다른 시험에 응시했다.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첫 시험 점수는 형편없었다. 목적에 맞는 공부법과 범위가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십수년 지나  주식투자를 함에 있어서 나의 젊은 날의 회계 지식이 쓸모가 없었던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에 있어서 회계학을 활용하여 분석을 행한다면, 무엇에 집중해서 보아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주는 책이다.

유도를 배울 때, 우리는 1~2달동안 낙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커다란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주식 투자에 있어서는 '사면 망하는 종목'을 먼저 솎아내야 한다. 객관식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굳이 모든 지문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아도 된다.  '가장 확실히 틀린 지문을 먼저 골라내는 법'만 먼저 알아도, 찍어도 맞출 확률이 올라간다. 나는 이 책을 속성 강의에 비유하고 싶다. 이 책은 정답을 찾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수백 시간동안 가르치기보다는, 일단 확실한 오답을 피하는 법을 2~5시간에 걸쳐 가르쳐주는 데에 집중한 명강의였다고 생각한다.

 

주식투자절대로하지마라 책 표지
출처 : https://image.yes24.com/goods/86017987/XL

 

수익을 얻는 것보다 손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

워렌버핏의 유명한 명언이 있다. "첫째, 절대로 돈을 잃지 말 것.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절대로 잊지 말 것"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투자라는 행위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본을 투입하여, 수익을 얻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워런 버핏 할아버지의 말처럼,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왜일까?

수십번의 성공이 있었다 한들 단 한 번의 손실이 모든 것을 앗아가기도 하는 곳이 주식시장이기 때문이다. 100만 원으로 시작한 투자가 200만 원이 되어 100%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태라고 해도, 커다란 손실 단 한방에 모두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큰 손실을 보는 상태가 되면,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더 큰 수익률을 필요로 하게 된다. 수익과 손실 비율의 차이, 그리고 그것이 복리로 겹쳐질 경우의 차이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게 된다.

반대로, 손실 입지 않고 미약하게나마 수익을 지속해나간다면, 커다란 수익도 가능하다. 하루 0.1% 수익도 커다란 수익이라는 걸 생각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낼 수만 있다면, 50년 지날 시 90만% 수익이 가능해진다. 작은 수익이라도, 꾸준한 수익이 중요하다. 그리고 꾸준함을 위해서는 당연히 손실을 피해야 한다. 

 

상장폐지만 안 당했어도, 20배 이상 벌었다

저자는 코스피 지수에서 상장폐지 당한 종목들은 모두 제외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즉, 코스피 지수에 반영되는 주가는 상장폐지 당하지 않고 생존한 '승자들의 역사'라는 것이다. 지수가 엄청나게 올랐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사라졌고, 새로운 기업들일 상장된 결과물인 것이다. 

따라서 코스피 지수가 2400이라는 말은, 100으로 시작했을 당시의 기업가치가 24배 상승해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는? 상장폐지 사유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상장폐지의 사유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보아야 한다. 재무제표에는 작전세력의 속임수도 드러난다.(올림픽 종목 사례: 책에서 꼭 봐야함)

책에서는 재무제표를 보는 법에 앞서서 용어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자산이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1년 내에 돈 되는 것이 유동자산. 부채는 돈으로 갚아야 하는 것,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것이 유동부채. 유동비율이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것.

자본잠식이란 자본보다 부채가 많아지는 상태가 되는 것. 부채를 늘리지 않고 자본을 늘려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행하는 것이 유상증자이다.

재무제표는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증자현황, 사업목적을 기본으로 봐야 한다.  수익은 영업수익과 영업 외 수익으로 나뉘며, 비용은 영업비용(매출원가+판관비), 영업 외 비용, 법인세비용으로 나뉜다. 중요한 숫자는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 당기순이익이다.

여전히 문제가 있는 일부 회사에 한정된 얘기로 들릴 수 있기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팩트를 더 언급하겠다. 상장사 중에 5년 연속 적자인 기업이 몇 개나 될까? 2018년 기준으로 대략 150개 정도의 상장사가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여러분이 투자하는 기업 14개 중 하나는 최근 5년 동안 한 푼도 이익이 난 적이 없는 회사라는 얘기다. 

상장폐지 사유와 위험은 재무제표에서 다 알려준다

매출액이 매출원가와 비슷하면, 밑지고 장사한 것이다. 매출액은 그대로인데 매출채권이 급증한다면, 내년 수익을 댕겨서 매출로 잡은 것이다. 따라서 매출액과 매출채권의 비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분기매출이 10억 이하면 절대 쳐다도 보지 마라. 연결매출과 이익을 주의해라(자회사를 말하는 것) -> 지배주주지분 지배주주 순이익을 봐야 한다.

공시된 자료에 합리적 의심을 품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투자의 정도이다. 상장 폐지요건을 정리해서, 항상 가장 먼저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라.

매출액 50억(코스피) 30억(코스닥) 미만/3년간 2회 이상 법인세 차감전손실발생(10억 이상, 자본 50% 이상) /4년 연속 손실/ 자본잠식 50% 이상/

상장폐지요건- 코스닥
https://listing.krx.co.kr/contents/LST/04/04020500/LST04020500.jsp

(상장폐지 특례 요건도 있다. 사진에 링크가 있으니 직접 찾아가서 면밀히 살피고, 종이로 뽑아서 붙여놓으시기를 추천한다)

 

가치평가 기준이 있다면 투자, 없다면 투기이다

쌀 때 사서, 적정가 혹은 고평가일 때 파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즉, 지금의 가격이 싼 지, 비싼 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소위 '묻지 마 투자'란 이러한 가치기준 없이 매매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투기행위일 뿐이다. 

책에서는 per로 시작해서 nav, dcf, eva, rim 등의 가치 평가 기준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per이 낮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뜻이다. / pegr : per을 이익성장률로 나눈 것, 0.5 이하면 저평가, 1.5 이상이면 고평가/ Rim은 할인율 민감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s-rim : 기업가치=자산가치+초과이익현재가치 = 자기 자본+ 초과이익할인율 = roe, 할인율 두 변수를 갖는다. / roe = 순이익을 자기 자본으로 나눈 것/ pbr이 1보다 작아도, roe가 요구수익률보다 작으면, 고평가이다. 정확히 맞히려다 틀리기보다는, 대략이라도 맞히는 게 낫다. roe 추정을 해내지 못한다면, 그 회사를 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마치며

 이 책을 덮으며 고등학교 시절 유도부 선생님이 생각났다. 운동부가 아닌 특별활동반 유도부였기에 내가 2년간 배운 기술은 단 두 개, 낙법과 업어치기였다. 다른 것은 가르칠 수도, 써먹을 수도 없다고 하셨었다.

이 책은 출간한 지 10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널리 읽히고 있는 책이었고 그 이유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보아야 하는 재무제표 부분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저평가 판단을 위한 가치평가 기준과 계산법을 알려주었다. (나는 손실을 피하는 법에 더 비중을 두었다고 생각한다). 크게 보면 단 두 가지 주제라고 볼수 있다. 그런데, 주식투자에 있어서 이 두가지 말고 다른 것이 뭐가 또 필요할까? 50권 넘는 주식 책을 읽었지만 상장폐지와 관련한 내용을 가장먼저 가르치는 책은 이 책과 보컬님의 책을 비롯해 두 세권 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기본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되어서 감사하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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