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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殞影餘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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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에 너가 왔는데

나는 왜 가지 않았나
왜 자꾸 가고 싶었는데

어찌하여 안 갔나

무엇이 중요한지 알지 못했나
어찌 그리 게을렀나 

언제까지고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나

그렇게 너는
나를 기다리다 지쳐 떠났나

잠든 순순이
잠든 순순이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것도, 밤이 어두운것도
날이 뜨거운 것도 버거운데 
삶이란게 원래 이랬나

화나서 소리지르는 나를 피해
소파 밑으로 숨어 삐져나온 그 뒷다리

낯선 사람을 따라가다도 화들짝 놀란 얼굴로 달려오고
사막같던 집 안 끊임없이 채우던
탁탁 발소리

무거워 아무리 밀어도 몸을 기대어 함께 잠들고
잠이 덜 깨면 이불 속까지 킁킁대며 사정없이 들이밀던 차가운 코
그만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집요하게 핥아대며 묻히던 흥건한 침

아플때도 힘겹게 내밀던  메마른 혓바닥
곤히 잠든 네게서 느껴지던 따뜻함까지

뒤로 접어두면 고개를 흔들어 다시 펴곤 하던 쫑긋한 귀
먹을 것 앞에서 갑자기 사람만큼 똑똑해지던 모습들

김을 줘도 맛있게 먹고, 먹고 난 수박을 새하얗게 갉아 먹고
맛없는 걸 주면 먹는 척 하다가 살짝 뱉어내고

잊을 수 없으리
내 삶이 다할 때까지 소중한 기억
혹시나 이별에 아플까봐
끝까지 버티다가 떠나간 너를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안아볼 수 있다면


잠든 순순이
잠든 순순이

울다 잠든 나를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 또 너는 그렇게 찾아와 주었나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도 행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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