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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박병창 님의《매매의 기술》리뷰 : 단순하고 단호한 단기매매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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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단기 트레이딩만을 다루는 기술적 분석 책을 찾았다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동안 내가 찾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투자 중에서는 단기 투자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 기술적 분석을 사용하되, 거래량과 캔들차트에 비중을 두었다. 나는 투자에 관한 책을 나름 여러 권 읽었다.  하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도통 써먹지를 못했다. 모두가 훌륭한 책이었는데도 말이다. 왜였을까?

일단은 책들의 심오한 투자 이론과 원칙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수십년 경험을 담은 이론들을 책만 읽고 내 것으로 만들 정도로 나는 똑똑하지 못하다. 게다가 그동안 나는 조급한 마음으로 투자에 임했다. (그랬으면 안 됐는데ㅠㅠ) 잃은 돈을 되찾고 싶은 마음만 앞섰다. 그것도 욕심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투기의 마음을 가졌는데 투자이론을 활용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또 이유를 찾자면, 그동안 읽은 책들은 이론서이지 실용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독서의 기술》의 저자 모티머 j. 애들러는 책을 크게 두 부류로 분류한다. 만물의 이치와 관련된 정보를 전하는 '이론서'가 첫번째고, 두 번째 분류는 지식을 실제로 활용하는 기술과 관련된 정보를 전하는 '실용서'이다. 사실 그동안 내가 읽은 책들은 이론서에 가까웠다. 그것의 활용은 스스로 연구하고 경험하여 해결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마음이 급했던 나는 그토록 코스톨라니 님께서 '비법은 없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법 찾아 삼만리'의 마음으로 또 읽고 또 찾아 읽었다. 하지만 매매의 관한 책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대놓고 '매매'의 '기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실제로 당장 실천해서 활용가능한 매매 방법을 알려주는 책. 게다가 이 책의 저자는 10여권에 달하는 주식 관련 책을 저술한, 주식판의 고수라고 할 수 있다. 훑어보니 수십 개의 차트를 통해 직접 설명을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만 읽고 그대로 하면 잃은 돈을 찾을 수 있겠어!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갔다.

책 표지
책 표지

주식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주가는 태도가 결정한다

저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주식은 타이밍이다.' 주가 변동이 있어야 수익도 있다. 저자는 물론 저평가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매매하는 장기 투자가 주식 투자의 정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조차도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아야'한다는 핵심에서는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우리 인생도 타이밍이다. 결국, 주식도 타이밍이다.

주가를 움직이는 데 있어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진 돈은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저자는 돈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1000억이 있는 사람이 신중하게 매수한다면? 주가는 절대 오를 수 없다. '더 떨어지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300억을 가진 사람이 매우 공격적으로 매도한다면? 하한가를 갈 수도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1000억을 가진 신중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누군가 300억 원 어치를 팔면서 주가가 하락한다면 굳이 '총알받이'를 하지 않고, 밑에서 싸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고 싶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결국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돈 싸움'이 아니며 '태도 싸움'이 곧 주가를 움직인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큰 손'의 태도를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적 지표들은 그러한 심리를 읽기 위한 여러 지표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저자는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을 주가를 올리면서 사는 황소, 주가를 내리면서 파는 곰, 그리고 그외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투자자들로 나눈다. 우리는 황소도 곰도 아니기 때문에 세 번째에 속한다. 저자는 황소와 곰의 싸움을 중심으로 주가 변동을 해석하고, '이기는 쪽에 붙어라'라고 말한다. "곰이나 황소가 될 수는 없지만, 그 위에 올라탈 수는 있다"

책의 구성 및 특징 : 단순한 원칙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다

이 책은 총 3부로 되어있다. 1부는 매수3원칙과 매도 3원칙을 설명해 준다. 2부는 차트 분석의 핵심 개념 6가지를 설명해 준다. 시간, 거래량, 가격변동, 지지와 저항, 움직임과 멈춤 등을 다룬다. 3부에서는 구체적 상황에서의 매수와 매도 판단 기준들을 보여준다. 총 16가지 상황별 사례를 설명한다. 1부와 2부의 내용을 가지고 실제 상황별 응용 버전인 셈이다. 

내가 보기에는 1부가 핵심이다. 1부에서 소개해 주는 저자의 매수 3원칙을 요약하면 결국 '거래량 실린 장대 양봉'이다. 1원칙은 5일선 위에서, 2원칙은 20일 선 위에서, 3원칙은 20일 선 밑에서 발생한 경우만 다르다. 장세가 상승장이면 1원칙, 횡보장이면 2원칙, 하락장이면 3원칙을 적용한다. 매수의 기준 설명이 끝났다.

정말 이걸로 끝이다.

오컴의 면도날 이론이 있다. 단순할 수록 좋은 이론이라는 이야기이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매우 단순화된 매매원칙과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1부에서 설명해 준 매수 3원칙과 매도 2원칙의 다섯 기준들은 결국 주가의 위치에 의한 구분일 뿐이다.

따라서 자세히 읽어보면 매수와 매도 원칙은 단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하다. '거래량 실린 장대양봉이면 매수, 장대음봉이면 매도'라는 것이다.사실 이렇게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차트를 해석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어려운 주식이 이렇게 쉬울 리가 없으니 말이다.   

정말 이것만 보고 투자 판단을 해도 될까?

이에 대해 저자는 주가의 변동은 수많은 형태와 유형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 우리가 명확히 판단할 수 없는 것은 기준에서 제외했다고 말한다. 게다가 '단기'트레이딩을 위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동평균선도 5일선과 20일선만 사용한다. 그 이유로서 주가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충격, 이벤트나 수급은 60일을 넘기기 어렵다고 한다.

주식 보유 시간과 위험 그래프
주식 보유 시간과 위험 그래프

따라서 단기 매매에 집중하고자 60일, 120일, 200일 선 같은 중장기 선을 아예 보지를 않는다.저자는 단기 매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시간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시간을 짧게 잡으면 많은 것을 보지 않아도 된다. 기업 실적이나 기본적 분석을 제외하고 오로지 매수와 매도 세력의 힘만을 판단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는 모르겠다. 2차 전지, 반도체 등 산업구조 및 회사의 이익 등에 관한 내용도 전혀 책에는 나오지 않았다. 

또한 기술적 분석하면 떠오르는 RSI, 볼린저밴드 등의 기술적 지표들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캔들과 거래량을 기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위와 같은 지표들은 2차적 지표들이기 때문에 결국은 매수세력의 힘과 매도세력의 힘을 본질적으로 드러내는 1차적 지표만을 보고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각종 패턴의 설명도 생략되어있다. 하나의 예로 '헤드 앤 숄더' 패턴만을 간단히 설명해 줄 뿐이다. 다우이론, 엘리엇 파동 등, 기술적 분석 책에서 항상 다루는 이론들도 아예 언급조차 없다. 조금 허무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자신의 설명을 계속한다. 주가를 움직이는 주도 세력인 황소와 곰이 확실히 모습을 드러낸 차트들만을 골라서 공략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판단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오히려 다양한 상황에 더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2021년 당시의 다양한 종목들의 주가 차트와 그에 대한 상황별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매수와 매도 원칙의 적용을 실제 차트를 통해서 설명하는 데 치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책을 직접 읽어야 한다. 책에는 매우 다양한 차트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고,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경험을 나누어주다

이 책에는 저자의 30년 경험의 소중한 기준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모두를 이곳에 옮길 수는 없지만, 필기한 내용들을 위주로  전해드린다면 다음과 같다.

 1)매수 3원칙을 기억하라

시가 상승 이후 조정을 받았다가 재돌파 하는 경우, 거래량이 급증하며 양봉 또는 도지가 발생한 경우 매수 신호이다. 전형적인 강세 종목의 조정 유형은 장대양봉 발생 이후 거래량 감소하며 조정을 받아 5일선 위에서 마감되는 형태이다. 무엇보다 거래량이 대량 증가한 봉을 잘 봐야 한다. 장대 양봉 이후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과거 패턴을 확인해야 한다. 

2)추세하락과 조정하락의 구분기준

직전 장대 양봉의 1/2을 지켜주면 조정 하락이고, 지켜주지 못하면 추세 하락 전환이다.(50% 룰) 

추세상승종목의 눌림목 : 거래량 현저히 감소 + 상승폭의 50프로 이내 +5일선 깨고 바로 상승 = 오전부터 거래량 재증가 확인 후 진입해라 공격적인 매수로 급등한 것으로, 20일 선까지 하락하거나 완만한 것은 피해라

3) 저점 매수 기회와 추가 하락 위험의 구분

저점 매수 기회를 지나치게 준다면, 추가하락의 신호이다. 탄력과 관성을 이용하라. 단기투매 줍기는 무위험이다. 하지만 바로 반등이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추가 하락의 위험으로 인식하라.

4) 매물대를 판단하라

이퀴볼륨차트와 매물대 차트를 통하여 어디에 매물이 집중되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매물이 집중된 가격부근을 관통하는 힘을 보고 황소의 힘을 판단해라. 

5) 20일선 아래에서 급락할 때 매도한다면, 그건 이미 늦은 것이다.

6)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2시30분 이후 시간대를 핵심 공략 구간으로 삼을 것

오전 10시 이전에는 하루 내에 다시 추가 상승할 기회가 있다. 오전 10시 이후 주가가 하락전환한다면 오히려 매도세가 큰 것으로 손대지 마라. 오후 2시 30분 이후에는 하락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대이다.

책 내용 캡처 예시
책 내용 캡처 예시. 장중 종목 선정 기준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마치며 : 단호한 메시지, 내 기준에 맞는 것만 봐라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 이 책을 그대로 나타내 주는 제목이다. 하지만 저자의 기술일 뿐이다. 이 책의 투자방법이 정답은 아니다. 하나의 예시답안일 뿐이다.

예를 들어 존리라는 분은 주식은 타이밍이 아니라고 설파했다. 내 친한 동생도 같은 입장이다. 녀석은 주식이란 기업가치평가이다라고 말한다. 가치대비 가격이 쌀 때 매수해야 한다고 한다. 한편 《JUST KEEP BUYING》의 저자 닉 매기울리는 "그냥 계속 사라"고 말한다. 닉 매기울리는 미국의 데이터과학자이다. 그는 통계 부석을 통하여 바이인딥 전략(쌀 때 사는 것, 폭락장 매수법)과 바이 나우 전략(그냥 계속 사는 것)을 비교하고, 그냥 계속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한편 강환국 투자자님께서는 "포트폴리오 관리"를 중요시한다. 이처럼 투자자마다 제각기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코스톨라니가 말한 대로 언제나 승리하는 투자 비법은 없다. 설령 비법이 있다해도 누구도 그것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며, 알려준다고 해도 그 비법이 소문이 나면 결국은 소용없게 된다. 그런데도 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비법, 기법 같은 것에 혹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의 저자는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그는 '자신만의 원칙'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자신만의 원칙은 결국 자신이 설정한 기준과 많은 경험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맞지 않을 땐 쉬어라.

강약 조절, 휴식을 갖는 타이밍 또한 원칙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살아가면서 어떤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명확한 기준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서 박병창 님의 30년 경험을 통한 '자신만의 기준'을 나누어 주셨다. 독자들을 향해 자기 자신만의 원칙을 찾으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투자에 승승장구 했을까? 정말 아쉽게도 그렇게는 하지 못했다. 다만 단기 트레이딩이 무엇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르침과, 차트를 분석할 때 무엇을 중심으로 분석해야 할지에 대한 가르침을 얻었다. 하지만 나만의 원칙은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다. 나는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마음과 두려움이 존재한다. 나는 언제쯤 저자처럼 단호한 기준을 세울 수 있을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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