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의 수명을 아십니까?
잘못 알려진 이야기로 판명되긴 했지만, 나는 한 때 유행했던 솔개의 수명 이야기를 기억한다.
솔개의 수명은 본래 20년 정도라고 한다. 20살이 된 솔개는 부리와 발톱이 약해져 굶어 죽게 된다. 그중 몇몇 솔개는 삶을 위한 선택을 한다. 자신의 부리를 바위에 부딪혀 완전히 망가뜨리고, 발톱을 쪼아 모두 뽑아버린다. 그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 내면 부리와 발톱이 새로 자라나게 되고, 솔개는 수명을 늘려 20여 년을 다시 살게 된다.
감동적이기도 하고, 의미가 깊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분골쇄신이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런데, 죽기 전에 한 번이면 모를까, 매일 같이는 못할 텐데?...
스티븐 코비의 마지막 일곱번째 습관에서는 앞에서와 같이 새로운 끊임없이 쇄신하라는 말은 소위 '노오력'하면서 살라는 뻔한 말처럼 들린다. 이런 당연한 말로 끝낸다고? 일단 국어사전에서 '쇄신하다'를 찾아보았다.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하다.
정성으로 노력하다. 또는 그렇게 하여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지다.
역시나 '부단히', '정성껏' 노력하라는 뜻이 분명하다. 마지막 원칙이 이런 의미라면 조금 실망이기에, 나는 더 깊이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3~6개월마다 죽고,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새롭게 생성된다. 우리 몸의 피는 6개월마다 새로운 피로 바뀐다. 가장 단단한 뼈조차도 조금씩 새롭게 바뀌어, 10년 정도면 완전히 새로운 골격으로 바뀐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쇄신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반면 우리의 사고와 지식은 수년간 다시 태어나지 못하고 낡은 채로 남아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수십년간 걸었다고 해서 우리가 걷기의 전문가라고 할수 있는가? 오히려 잘못된 자세로 걷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매일같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과 배움이 없다면 10년이 지나도 우리의 정신은 다시 태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할 수도 있다. '나이를 거꾸로 먹었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이를 먹었어야 한다.
모든 것은 두번 창조된다.
이와 관련해서 스티븐 코비는 "모든 것은 두 번 창조된다"라고 말한다. 태어나 생겨먹은 대로 사는 것이 첫 번째 창조라면, 자신이 원하는 존재로(원칙1) 다시 태어나는 것이 두 번째 창조이다. 이 두번째 창조를 위하여 내 죽음의 순간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하며,(원칙2) 한정된 삶이기에 가장 중요한것을 먼저 행해야 한다.(원칙3) 이러한 원칙들을 반복적으로 지키고 행하는 데 있어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끊임없이 쇄신하라는 마지막 원칙이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하의 소설 "작별인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AI가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기 위하여 죽음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결국 죽음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짧은 인생을 최선을 다해 반짝반짝 빛나면서 살아가야 한다. 필멸의 존재가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끊임없이 쇄신하며 더 나아지고자 하는 것뿐이다.
저자는 쇄신에 있어서 특히 균형을 강조한다. 신체적 쇄신, 정신적 쇄신, 사회적-감정적 쇄신, 영적 쇄신의 4개 영역으로 나눈다. 그리고 각 영역의 균형 있는 쇄신을 추구함으로써,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과 영양 관리, 스트레스관리는 신체적 영역에서의 쇄신이 될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 계획수립 등은 정신적 쇄신의 영역이다. 사회적-감정적 쇄신의 예로는 봉사, 공감, 시너지, 내적 안정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영적 쇄신으로서 몰입과 명상, 가치 명료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각 영역에서의 쇄신과 노력이 서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앞선 포스팅에서 알아보았듯 시너지의 힘은 매우 강력하다. 이 책은 각 영역에서의 쇄신의 시너지를 통하여 결국 우리는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내면에서 우러나와 외부와 일치시키는 심오한 언행일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1~3원칙을 통한 개인의 영역에서의 주도성을 바탕으로, 4~6원칙을 통해 대인관계에서의 상호의존성을 강화한다. 마지막 7원칙은 각 원칙을 어우르면서 각 원칙의 발전의 시너지를 추구한다. 저자는 자기 사고의 바탕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또한, 실천이 없는 앎은 무지만도 못하다고 말한다. 일곱 가지 원칙을 실천하여 습관으로 삼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7번의 걸친 책 리뷰를 마치며
군 전역을 앞두고, 큰 결심으로 구매했던 책이었다. 당시 내게 새롭게 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용기와 희망을 주었었다. 이 책을 처음 읽은 지 20년 가까이 흘렀다. 나는 많이 변하지 못했다. 주도성과 비전, 우선순위와 존중, 소통과 공명, 쇄신의 키워드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 외부의 자극과 나의 반응 사이에 여백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그 여백을 진정으로 내가 바라는 것으로 채우는 것. 현명하게 살 방법을 가르쳐 주시는 스승님의 기록이다. 감히 실천할 엄두가 안 나는 부분도 있으나, 지난 20년보다 앞으로의 20년은 더 주도적으로 선택해고자 다짐해 본다.
오늘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았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티스토리를 시작했다. 책 읽기와 글 쓰기를 실천하고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작은 실천과 반복으로, 부단히 노력해보고자 한다. 늘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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